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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인산악회

[1955회] 앵봉산・봉산 산행기

by 출판N산악 2022.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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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회] 앵봉산・봉산 산행기

 산행 코스 : 구파발역(3호선) - 앵봉산 -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 - 봉산 - 증산역(6호선)

 산행 일시 : 2021년 6월 12일 오후 1시 30분 ∼ 오후 6시 20분 (4시간 50분 산행)

 날씨 현황(서울 은평구 진관동) : 맑음. 온도(18∼30)

 참석 인원 : 박성원, 박찬익, 오상환, 이정수, 이정일, 임순재, 최태경, 허영심 (계 8명)

 안내자 : 허영심

 상세시간

13:30 구파발역(3호선) 3번 출입구

13:37 서울둘레길(앵봉산 구간) 들머리. 스탬프

13:50 ~ 13:55 1차 휴식

14:05 ~ 14:15 2차 휴식

14:27 ~ 14:36 앵봉산 전망대. 3차 휴식

14:37 ~ 14:42 앵봉산 정상. 4차 휴식

14:47 ~ 14:57 5차 휴식

15:04 ~ 15:09 6차 휴식

15:24 ~ 15:29 7차 휴식

15:40 ~ 15:46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 야외 공연장. 8차 휴식

15:46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

16:10 ~ 16:40 봉산. 9차 휴식

17:10 ~ 17:35 10차 휴식

18:05 서울둘레길 봉산-앵봉산 코스2. 스탬프

18:20 증산역(6호선) 3번 출입구

18:20 ~ 19:30 도투리

19:30 증산역(6호선) 3번 출입구

1. 앵봉산(鶯峰山)・봉산(鳳山) 소개

[앵봉산(鶯峰山)]

북한산 비봉에서 서쪽으로 뻗은 한 줄기는 향로봉과 불광사 뒷 봉우리를 거쳐, 박석고개에서 통일로를 넘어 235.7m의 봉우리를 이룬다. 이 봉우리는 '대동여지도'에 효경봉(孝敬峰)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서오릉의 주산이 된다. 여기에서 수색 방향으로 산줄기가 남쪽으로 뻗어 있으며, 벌고개를 지나 봉산(烽山)과 증산(繒山) 봉우리를 솟구치고, 난지도지역에서 산세가 소멸된다. 이 산줄기로 서울특별시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의 경계를 이룬다. 앵봉산은 효경산(孝敬山)・응봉(鷹峯)・앵봉(鶯峯)・서달산이라고 한다. 산의 모양이 꾀꼬리와 같이 아름답다 하여 꾀꼬리봉, 한자명으로 앵봉이라고 하며, 효경산으로 불리는 것은 은평구 갈현동 대성고등학교 일대에 거주하던 박씨 문중에서 대대로 효자가 많이 태어났다 해서 효경산(孝敬山)이라 지어졌다고 한다.

산의 서쪽 사면에는 조선 왕릉인 서오릉(西五陵 : 홍릉・익릉・창릉・경릉・명릉)이 있다. 이곳은 세조(世祖)가 맏아들(덕종으로 추존)이 20세로 일찍 사망하자 그를 위한 묘터(추후 경릉)를 직접 답사하여 이곳을 정하였다고 전한다. 이후부터 서오릉은 명당으로 알려져 왕릉 터로 사용되었다.

2021년 6월 13일 본인 집 거실에서 찍은 앵봉산

[봉산(鳳山)]

해발 209.6m인 봉산은 일명 봉령산(鳳嶺山)으로 조선시대에 서울 무악봉수(毋岳烽燧)로 이어지는 봉수대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2011년 고증을 통하여 원형대로 봉화대 2기를 조성하였다. 봉산은 해맞이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매해 신년 초에 은평구는 이곳에서 은평구의 한해의 복을 기원하는 행사를 한다. 주능선은 서오릉로에서 수색지역까지 연결된 후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경기도 고양시 화전동, 향동동과 경계를 이룬다. 산이 크다 보니 봉우리마다 옛 이름도 달라 봉산, 덕산, 반홍산, 수색산이라 불리었다.

이곳에 있는 봉산공원은 도시생태림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다른 산에서는 보기 어려운 자작나무나 가막살나무, 고광나무 같은 다양한 나무들을 볼 수 있다.

2021년 6월 13일 본인 집 거실에서 찍은 봉산

[증산(繒山)]

증산은 산 모양이 떡시루 같다 하여 ‘시루산’ 또는 한자음으로 ‘甑山’이라 하던 것을 음은 같고 뜻을 바꾸어 비단산 즉 ‘繒山’이라 한 것이다. 북한산 지맥의 끝부분으로 표고 114.4m이다.

[서울둘레길]

서울을 한 바퀴 휘감는 총 연장 157km의 서울둘레길은 8개 코스로 서울의 역사, 문화, 자연생태 등을 스토리로 엮어 국내외 탐방객들이 느끼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 도보길다. 2009년 5월에 착공하여 2014년 11월 15일에 준공하여 둘레길 곳곳에 휴게시설과 북카페, 쉼터를 만들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고, 전통 깊은 사찰과 유적지을 연결해 서울의 역사와 문화, 자연생태를 곳곳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하였다. 대중교통으로도 접근하기 쉬우며 주로 경사가 심하지 않은 흙길로 되어 있어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걸은 길은 서울둘레길 7구간 중, 구파발역에서 증산역까지의 구간이다.

[은평둘레길]

은평둘레길은 봉산, 앵봉산, 이말산, 북한산, 백련산, 불광천까지 은평 전역을 하루에 둘러볼 수 있는 총 24km, 9시간, 5코스로 이루어진 길이다.

은평구의 아름다운 자연생태, 문화 스토리를 담은 둘레길에서 탐방객들이 느끼고・배우고・체험할 수 있도록 언제든지 쉽게 찾아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다.

우리가 걸은 길은 은평둘레길 제1코스와 제2코스였다.

2. 앵봉산(鶯峰山)・봉산(鳳山) 산행기

앵봉산과 봉산은 본인 집에서 매일 바라보는 산이다. 특히 구름이 많은 날, 앵봉산 정상에 걸친 흰구름이 앵봉산 뒤에 있는 북한산과 함께 신비스럽게 보일 때가 많았다. 그러면서 항상 생각한다. 언제 저 정상에 올라가보나......

그렇게 생각한지 어느덧 3년차, 드디어 기회가 왔다. 고맙게도 허영심 회원이 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앵봉산과 봉산을 산행으로 추천한다고......

허영심 회원은 본 산악회의 ‘백두대간 5기’로 백두대간을 종주할 정도로 산에 대한 애정이 깊고 정의와 의리가 남다른 여성 산악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분이다. 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은은한 끈기와 불굴의 인내력은 백두대간을 종주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종주하실 분이라는 것이다.

오후 12시 30분 본인과 임순재 회장과 이정일 고문은 사전에 미리 만나 중식을 하며 산악회의 홈페이지 제작건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본인도 몰랐던 사실은 이정일 고문이 개인적으로 ‘한국출판인산악회’ URL을 보유하고 매년 비용을 지출해 왔다는 사실이었다. 전에는 ‘한국출판인산악회’ 자체 홈페이지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망실되었다. 홈페이지가 망실된 이후 현재는 네이버 카페을 통해 본 산악회의 기록과 소식을 알리고 있지만 또 언제 어떻게 변화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본 산악회의 홈페이지가 필요한 것이다. ‘한국출판인산악회’의 홈페이지가 망실되어도 주소는 필요하리다 예상되어 거의 10년에 이르는 동안 주소록 유지를 위해 비용을 지부해 오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산악회가 해야 할 일을 이고문이 개인적으로 해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회의한 결과, 궁극적으로 ‘한국출판인산악회’의 홈페이지가 필요하므로 올해부터 주소록에 들어가는 비용은 이고문 개인이 지출할 것이 아니고, 앞으로 산악회에서 지출할 것이며, 언젠가 산악회에서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회의를 마쳤다.

정각 오후 1시 30분, 구파발역 3번 출입구에 이번 주 산행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회원은 모두 참석하였다. 회원님의 시간개념은 정확하였다. 6월의 두 번째 주 토요일이지만 햇빛은 덥다기보다 뜨겁게 다가온다. 모두 그늘을 찾게 되는 날씨였다.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안내를 맡은 허영심 회원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사랑은 받을 때보다 줄 때 더 행복하다.”는 격언처럼 오늘따라 더 행복한 표정을 지닌 허영심 안내자에게 어느 한 회원은 이렇게 덕담을 건넨다. “허영심 회원을 보기 위해 중요한 약속도 취소하고 나왔다.”라고.....

오늘 산행할 코스인 앵봉산・봉산은 서울둘레길 7코스 일부이면서, 은평둘레길 1코스와 2코스 구간이었다. 이러한 둘레길이기에 역사와 문화 스토리가 있고, 재미있는 전승이야기와 민생의 삶이 묻어 있는 길이기도 하다. 또 앵봉산・봉산 나름대로 맛과 멋이 있는 길이어서 ‘빨리’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며 걷는 길이기도 하였다. 실제적으로 산행기를 작성하기 위해 전체 산행시간과 휴식시간을 계산하니 전체 4시간 50분 산행 중에서 1시간 50분을 휴식하였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앵봉산・봉산 구간은 증산 방향에서 구파발 방향으로 탐방하는데 우리는 구파발 방향에서 증산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어서 대다수가 다니는 역방향으로 탐방하게 되었다.

구파발역 3번 출입구에서 앵봉산 들머리까지는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다.

앵봉산 들머리에는 서울둘레길 스탬프가 준비되어 있다. 본인은 몇 일전에 서울시청 민원실에서 수령한 ‘서울둘레길 스탬프북’에 꾀꼬리 모양의 스탬프를 찍었다. 서울둘레길에는 모두 28개의 스탬프가 있는데, 이것이 나에게 있어서 서울둘레길 스탬프의 첫 번째가 된다. 아마도 두 번째 스탬프는 증산 방향에 있는 곳에서 찍게 될 것이다.

 

첫 번째로 스탬프를 찍은 후, 앵봉산 정상으로 향했다. 앵봉산 정상으로 향하는 곳에는 각종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서울둘레길과 은평둘레길의 조성 이전에 설치된 이정표도 있었다. 자세히 보면 차이를 알 수 있다.

구파발역에서 회원을 기다릴 때는 아스팔트와 인도의 보도블럭에서 올라오른 열기로 뜨겁게 느껴졌는데, 막상 앵봉산 들머리를 들어서니 흙길이고 우거진 나무로 인하여 그늘이 져 시원하게 느껴졌다. 그렇다하더라도 6월의 날씨라 잠시 걸었는데도 몸에서는 땀이 흐르고 있었다. 등산복을 정리하고 등산화도 정리할 겸 1차 휴식을 하게 되었다.

휴식을 취한 후, 첫 이정표를 만나는데 구파발역에서 1.2km를 지나왔고, 서오릉고개까지 2.49km를 가야한다고 되어 있다.

앵봉산으로 오르는 코스는 둘레길 탐방객과 주민을 위한 휴식 공간을 잘 갖춰 놓고 있다. 아침에는 산책으로 휴식할 수 있도록, 정오 경에는 서오릉고개에서 출발하는 은평둘레길을 걷다 휴식할 수 있도록, 서울둘레길 7코스 가양대교 출발지에서 오전부터 걸으면 일몰 전의 오후에 이곳에 도착하는데 이때 휴식할 수 있도록 벤치를 곳곳에 잘 조성해 놓았다.

1차 휴식을 취한 후, 약 10분을 산행하다가 2차 휴식을 취한다. 이정수 감사께서 재배하신 오이로 회원의 갈증을 해소한다. 이정수 감사의 오이는 오전에 수확한 것으로 매우 싱싱하여 회원의 갈증해소에는 최고였다. 은근히 여름 산행에서는 오이를 기다리게 되는 묘한 마약성이 있다.

휴식장소에 피었던 백초롱

2차 휴식을 취한 후부터는 오르막 길이고 철책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은 서오릉의 경계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니 공기통이었다. 내가 딛고 있는 장소가 바로 유사시에 군인의 막사인 것이다.

앵봉산 전망대에 도착하였더니, 반갑게 맞이해 주는 것은 바람이었다. 그렇게도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시원하게 펼쳐지는 고양시의 전경이 펼쳐진다. 새롭게 신설된 원흥지구(본인이 살고 있는 집)가 정면에 위치해 있고, 우측으로는 삼송지구와 지축지구, 좌측으로는 망월산 넘어 한강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바로 이곳이 작년에 정부에서 발표한 창릉신도시이다. 그리고 바로 밑에는 서오릉이 있다.

원흥지구. 아파트와 아파트 사이의 상가주택이 본인이 살고 있는 곳
봉산 방향. 우리가 가야 할 산행 코스
서오릉과 군부대
밑의 숲은 서오릉, 정면에는 원흥지구, 우측으로 살짝 삼송지구가 보인다.

앵봉산 전망대에서 약 1분여를 걸으면 앵봉산 전파탑이 설치되어 있고, 앵봉산이라는 푯말이 있다. 이곳에서 단체 인증사진을 찍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앵봉산까지는 오르막 길로 올랐으니 이제 우리는 서오릉고개까지 내리막 길로 내려간다. 앵봉산 정상에서 약 5분을 걸으니 여름날씨라 땀이 계속 흐른다. 또 잠시 쉬기로 한다. 이번이 벌써 5차 휴식이 된다. 이곳에서 이정일 고문은 턱걸이 시범을 보여준다. 그 연세에 턱걸이를 하시는 것 자체가 놀라운데 거의 10개씩 턱걸이를 하시다니 매우 경탄스러운 부러움과 감탄이 나온다. 이어 임순재 회장도 턱걸이 시범을 보이는데, 한 번 철봉에 오르더니 거뜬히 5개 이상을 한다. 그 또한 놀라운 일이다. 본인은 한 개도 힘든데, 어찌도 그렇게 잘 하는지...... 모두 부러움의 대상이다.

앵봉산 정상에서 서오릉고개로 내려가는 길. 역방향에서 올라오는 탐방객은 여름 날씨에 땀을 많이 빼야 했을 것이다.

5차 휴식에서는 몸에서 빠져나간 땀만큼 수분을 보충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5차 휴식 후, 10분도 안 돼 또 쉬게 된다. 환경적으로 전망대가 나오면 자동으로 쉬게 된다. 쉬는 동안에는 시원한 바람까지 맞으니 졸리다는 회원도 계신다. 당시의 분위기를 한 마디로 표현한 듯 하다.

원흥지구
휴식 장소의 나무가 묘하게 붙어 있다. 연리지인 듯 연리지 아닌 듯, 가까이 가보면 나무 중간에 공간으로 띄어져 있다.

 

6차 휴식을 취한 후, 약 15분을 걸으면 또 휴식 장소가 나온다. 6차 휴식 장소에서 7차 휴식 장소까지 이르는 코스는 높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오르막 길이지만 여름날씨에 땀까지 흘리니 휴식 장소만 나오면 자동으로 또 쉬게 된다.

 

7차 휴식을 취한 후, 서오릉고개까지는 내리막 길이었다. 사진에서 보면 내리막의 사진에서는 가파르게 보이지만 같은 장소의 오르막은 그리 경사도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오후 3시 40분, 서오릉고개에 설치된 야외 공연장 쉼터에 도착하였다. 구파발역에서 이곳까지 약 2시간 10분을 걸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7차에 걸쳐 휴식을 하였고, 이곳에서도 또 쉬게 되었다. 누군가 말한다. 걷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다고......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은평둘레길) 종합안내도에 표시해 놓듯 이곳에 도착해서야 은평둘레길 2코스인 ‘앵봉생태길’을 마치게 된 것이다. 안내도에 의한 거리는 약 3.8km이고, 소요시간은 약 1시간 30분이 예상되는 것으로 표기해 놓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예상시간보다 40분이 더 걸린 2시간 10분이 걸렸다. 이번 산행만큼은 ‘천천히’를 실천하며 즐기고 음미하는 산행이 된 것 같았다. 휴식을 취하며 명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은평구청은 시판을 설치해 놓았다. 명시를 감상하면서 은평구청의 의도가 오늘따라 더욱 살갑게 다가온다. 대표적인 몇 개를 남겨 놓는다.

 

이제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를 건너면 앵봉산 자락이 아닌 봉산 자락이다. 서오릉고개의 유래와 전승되는 이야기가 재미있어 수록해 놓는다.

서오릉고개는 은평구 갈현 2동의 옛 자연부락인 궁말에서 서오릉으로 넘어 가는 고개다. 벌고개의 명칭 유래는 서오릉으로 넘어가는 이 고개가 지반이 낮고 약하여 사람이 지나다니면 더욱 낮아질 염려가 있다 하여 통행을 금지하였으며, 만일 지나는 사람이 있으면 큰 벌을 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로 해서 벌고개(罰峴)라 하던 것을 후세에 발음상으로 같은 벌고개(蜂峴)라 한 것이다.

이성영의 『재미있는 은평이야기』에는 벌고개의 유래 2가지를 수록해 놓고 있다. 첫 번째는 서오릉이 위치한 곳이 현재 고양시 용두동이므로 서오릉이 용의 머리로 본다면 이 고개는 용의 좌측 어깨 부분이 된다. 그래서 용의 중요한 신체 부위인 좌측 어깨 부위를 사람들이 많이 걸어 다녀서 낮아질까 봐 능행차 외에는 일반 백성들의 왕래를 금지시켰다는 것이다. 대신 현재 구산동 시립병원 후면의 상굴고개로 왕래케 했는데 사람들이 그 말을 잘 듣지 않아 벌을 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고개를 벌주는 고개 즉 ‘벌이고개’라고 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 고개에 호랑이가 나오던 예전에는 자연 숲이 울창한 속에서도 야생의 오얏나무가 많았다고 한다. 이 고개뿐 아니라 서울 부근의 모든 산에서도 오얏나무(자두나무)를 흔히 볼 수 있었는데 고려 말로 접어들 즈음 오얏나무가 유독 많이 번성했다고 한다. 그러자 고려의 조정에서는 오얏나무가 무성해지는 것은 이성계가가 나라를 세울 나쁜 징조라 하여 ‘벌리사’라는 관리를 두어 오얏나무를 모두 베어버리게 했다. 그리고 특히 이 고개에 많았던 야생의 오얏나무를 뿌리도 남기지 말고 전부 베어버리게 했는데 그때부터 고개이름이 벌이(伐李, 이씨를 베는)고개라고도 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모두 ‘서오릉고개’라 부른다.

한국지명유래집 중부편 지명에도 2가지의 이야기가 전하는데, 한 이야기는 이곳에 범이 많이 나타나 그 피해가 많으므로 세조는 1465년(세조 11) 8월 6일 이곳에 거둥하여 병조판서 김질에게 명하여 군사를 거느리고 범을 에워싸게 하였는데, 범이 별안간 빠져나갔다. 세조는 친히 봉우리에 올라가서 모든 장수를 지휘하여 범을 잡았고, 이날 군사 두 사람이 범에게 상하여 내의를 보내어 치료하고 먹을 것을 후히 주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조선 19대 임금 숙종이 별세하자 묏자리를 서오릉으로 정하여 이 고개를 넘어 하관을 하라고 지관샌님이 하관샌님에게 명하였으나, 하관샌님이 이를 어기고 고개를 넘기 전에 하관을 하자 하늘이 노하여 천둥번개를 치고 무수한 벌 떼가 나타나 하관샌님을 쏘아 죽였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앵봉산 방향에서 바라본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 이 녹지연결로는 사람과 동물이 따로 다닐 수 있도록 조성해 놓아 일반 생태다리와는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를 건너면 봉산 자락에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 시비석이 설치해 있다.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를 건너면 봉산 자락에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 시비석이 설치해 있다. 앞면에는 윤동주 시인의 약력까지 설치해 놓았다.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의 앵봉산 방향에도 쉼터가 있어 휴식을 취했지만, 봉산 방향에도 쉼터가 있었다. 이곳 쉼터에는 눈이 번쩍 뜨이고, 더욱 반가운 북카페가 설치되어 있었다. 도서를 비치해 놓고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봉산 방향에서 바라본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

 

오후 4시 10분, 봉산 정상의 봉산정에 도착하였다. 서오릉고개 녹지연결로에서 약 25분을 걸은 후였다.

봉화대는 2011년 고증을 통하여 원형대로 2기를 조성하였다고 하는데, 의외로 봉화대의 크기가 작게 느껴진다.
'사진찍기 좋은 곳' 위치에는 나무로 인해 오히려 북한산 방향의 조망을 할 수 없었다.
북한산
백련산. 좌측으로는 인왕산이 보이고 정면 뒤로 남산타워와 안산이 보인다.
향동동의 아파트와 봉산의 끝자락인 증산이 보이고, 합정역의 고층빌딩도 보인다. 그리고 난지도 한국지역난방공사 굴뚝과 그 좌우로 하늘공원 및 노을공원이 보인다.
은평구 전경이 푸른 하늘로 빛나 보인다. 저 멀리 우측의 관악산이 보이고, 좌측의 남한산성도 보인다.
봉산 해맞이공원의 표석이 바닥에 박혀있다.
봉산 정상에서 내려오면 이렇게 아름다운 꽃도 피어있다.
우리가 까치의 주말을 방해했는지, 까치가 삐친 듯 등을 보이고 있다.

 

봉산정에서 약 30분 간의 휴식은 이번 주 산행의 정점을 찍었다. 이제는 내려갈 산행만 남았을 뿐 아니라 증산역까지 거의 다 왔다는 안도가 더 ‘천천히’ 음미하는 듯 회원의 표정에는 흐뭇한 미소가 번지며 즐김과 여유가 묻어났다. 봉산정에서 증산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북한산의 전망, 은평구청 전경, 한강 방향의 난지도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의 관람이 있었기에 더욱 가볍게 느껴진다.

봉산정을 출발한 후, 30분을 걸었지만 오후의 태양은 뜨거움을 식지 않아 또 쉴 수밖에 없었다. 이곳 휴식장소도 봉산 정상에서의 전망과 같이 시야가 확 트였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자연의 북한산과 사람의 삶의 공간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감상보다는 실상으로 다가온다.

 

마지막 10차 휴식을 끝으로 증산역 방향으로 내려가기만 하면 되었다. 내려오면서 누드나무가 있어 허영심 회원에게 물어보니 ‘간지럼나무’란다.

허영심 회원이 간지럼나무를 긁으니 나무가 움찔하는 듯 하였다.

 

간지럼나무는 나무껍질을 긁으면 움직인다고 하여 간지럼나무라고 하지만 정식 명칭은 배롱나무다. 백일홍, 자미, 파양수라고도도 한다. 이 나무의 특징은 해마다 껍질을 벗으며 매끈하고 깨끗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의미로 옛날에는 서원, 정자, 사찰 등에서 많이 심었다고 한다. 서원이나 정자에서 심는 것은 선비의 청렴한 성품을 닮으라는 의미이고, 사찰에서 심는 것은 해마다 껍질을 벗는 나무처럼 수행자들이 세속의 습성과 욕망을 다 떨쳐버리라는 의미이다.

백일홍이라고 부르는 것은 꽃이 100일 동안 한 결 같이 붉게 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꽃말은 부귀로 우리 선조들은 이 나무가 부귀영화를 주는 나무로 믿었기 때문이란다.

간지럼나무에 얽힌 아름답고 재미있는 사랑이야기가 전해 온다.

옛날 어느 어촌에 머리가 셋 달린 이무기가 살았는데, 해마다 마을로 다가와 처녀 한 사람씩 잡아갔다고 한다. 어느 해는 제물로 바쳐질 처녀를 연모하던 이웃 마을의 한 청년이 처녀를 대신하여 제물로 바칠 것을 자청하였다. 청년은 이무기가 나타나자 이무기의 머리 두 개를 베었다. 나머지 한 개의 머리를 베고자 이무기를 찾아가면서 하는 말 “내가 이무기의 머리를 베면 하얀 기를 걸 것이고, 실패하면 붉은 기를 걸 것이다.”라고 하였다. 처녀는 청년이 돌아오기를 매일 기도하였다. 100일이 되는 날 청년의 배가 돌아오는데 붉은 기가 걸려있어 처녀는 자결하고 말았다. 실은 붉은 기가 아니고 흰 기였으나 이무기의 피가 흰 기에 묻어 붉게 보였던 것이다. 청년은 슬픔을 안고 묻어 주었는데, 그 무덤에서 난 나무에 붉은 꽃이 100일 동안 피었다는 것이다.

 

오후 6시 5분, 은평둘레길 1코스(증산역~서오릉고개) 날머리에 도착하였다. 이곳에는 서울둘레길 스탬프를 찍는 옛날 우체통이 있었다.

이곳에 도착함으로서 앵봉산 및 봉산의 산행은 실질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이곳에서부터 증산역까지는 마을길로 아스팔트와 보도블럭의 인도이므로 산길은 이것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다.

 

서울둘레길 스탬프 우체통에서 증산역까지는 약 15분의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및 보도블럭의 길이었다. 산속의 흙길보다는 더욱 뜨겁게 다가온다.

이번 주 산행은 서울둘레길이자 은편둘레길인 앵봉산 및 봉산 나름대로의 멋과 맛을 그야말로 ‘천천히’ 음미하는 코스였다. 이제는 우리의 식도락을 즐길 시간이다. 이심전심으로 도토로묵에 꽂혔다. 맛집인지 이미 많은 손님이 맛을 음미하고 계셨다. 우리도 한 자리를 마련하고 담소를 즐기며 회포를 풀었다.

 

산행하는 동안 분위기를 밝게 비추고자 노력하신 임순재 회장께서 석식을 후원해 주셨다.

맛집에서의 도토리묵무침과 묵사발 참으로 맛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이번 주 산행의 안내자이자 홍일점이신 허영심 이사님!

거친 사내를 인도하시느냐 고생 많으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산행하였습니다!

다음에도 또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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