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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인산악회

[1907회] 북한산 산행기

by 출판N산악 2022.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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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회] 북한산 산행기

 

 산행 코스 : 구차발역 2번 출구 – 이말산 – 진관사 – 비봉 – 관봉 – 향로봉 – 족두리봉 – 불광역 1번 출구 – 목포 세발낙지

 

 산행 일시 : 2020년 7월 11일 오후 1시 30분 ∼ 오후 6시 (4시간 30분 산행)

 날씨 현황(서울) : 맑음. 온도 - 최저 22도 ∼ 최고 30도

 

 참석 인원 : 박찬익 회장, 김경희, 김호중, 박성원, 신응섭, 오상환, 이동준, 이정수, 이정일, 임순재, 채호기, 허진 (계 12명)

 안내자 : 박찬익 회장

 

 상세시간

13:30 구파발역(3호선) 2번 출구

13:54 이말산 정상. 쉼터

14:24 이말산 산행코스 종점이자 은평둘레길 3코스 종점.

14:25 은평 한옥마을

14:33 삼각산 진관사

16:21 비봉능선

16:35 관봉

17:00 구기불광능선

18:04 북한산 불광역 방향 입구

18:25 목포 세발낙지

 

 

1. 북한산 산행기

이번 주 산행은 박찬익 회장님을 포함하여 12명이 참석하여 서울 근교에 산행하는 토요정기산행에서는 매우 드물게 많은 회원이 동행하게 되었다. 특히 이번 주 산행은 본 산악회의 시산제 선물로 배포해 드린 블래야크 상품권으로 쇼핑하고자 하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구파발역에서 출발하여 진관사를 거쳐 비봉에 오르고, 비봉에서 관봉과 향로봉을 거친 후, 족두리봉을 우회하여 불광역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정하였다.

 

오후 1시 30분 정각, 박찬익 회장을 제외한 참석 예정자가 모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박찬익 회장을 위해 허진 사장님과 채호기 교수님을 남겨두고 전 회원은 이말산을 향해 출발한다.

 

이말산은 이말산의 안내판에 의하면 은평구 진관동 산 73번지 일대로 해발 132.7m, 면적 9,823천㎡이라는 것이다. ‘이말산’이란 명칭은 이 산에 이말(莉茉) 즉 말리(茉莉)라는 식물이 많아서 생긴 이름이라는 것이다. 말리는 말리화차(茉莉花茶), 자스민 또는 향편(香片)으로도 불리며, 말리화의 향을 열차에 스며들게 하여 만든 화차(花茶)라는 것이다.

이말산 정상의 운동시설 겸 휴게시설에서 쉬고 있던 중, 박찬익 회장과 허진 사장, 채호기 교수 등이 올라와 전 회원이 한데 모이게 되었다.

이말산의 산책로는 은평구에서 설정한 ‘은평둘레길 전체 5개 코스’ 중 3코스이기도 하다. 은평둘레길 3코스는 은평구청의 홍보물에 의하면, 총 길이 2.7km로 1시간 정도의 산책 코스이며, 완만한 능선길은 노년층이나 유소년에게 적합한 산책 코스이다. 곳곳에 정지용, 윤동주 등 한국의 유명 시인과 랜터 윌슨 스미스, 알렉산데르 푸슈킨의 유작 게시판이 있어 시 감상을 할 수 있고, 근린공원 체육시설이 서너 군데 있어서 휴식공간으로도 좋다는 것이다.

 

정지용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윤동주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은평 둘레길에 정지용의 시 게시판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정시인이 1948년~ 1950년까지 은평구 녹번동 126-10(초당)에 살면서 ‘곡마단’, ‘사사조오수’ 등을 집필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윤동주의 시 게시판도 있어야 하는 이유도 정지용과 윤동주와의 관계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정지용과 윤동주의 관계는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윤동주의 유품 중 하나로 1935년 당시 문단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시집인 「정지용 시집」이 있었다. 유품으로 남길 정도로 정지용의 시를 항상 품에 간직한 윤동주는 애석하게도 생전에 정지용을 만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정지용이 윤동주를 소개한 일이 있다. 해방 후인 1947년에 당시 경향신문 주간으로 있던 시인 정지용이 윤동주의 유작인 '쉽게 씨워진 詩'를 소개하며 처음으로 세상에 널리 알린 일이다. 또한 윤동주의 유고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문을 작성했다. 이처럼 정지용은 윤동주의 문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시인이다. 생전에 만나지 못했던 두 시인의 인연은 일본에서 수학했던 도시샤 대학 교정에 윤동주 시비와 정지용 시비가 10m 간격을 두고 나란히 서 있는 것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은평구청 사이트 참조)

 

랜터 윌슨 스미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 내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끝없이 힘든 일들이

네 감사의 노래를 멈추게 하고

기도하기에도 너무 지칠 때면

이 진실의 말로 하여금

네 마음의 슬픔을 사라지게 하고

힘겨운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나게 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너에게 미소짓고

하루하루가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 차

근심 걱정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의 기쁨에 젖어 안식하지 않도록

이 말을 깊이 생각하고 가슴에 품어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너의 진실한 노력이 명예와 영광

그리고 지상의 모든 귀한 것들을

네게 가져와 웃음을 선사할 때면

인생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일도, 가장 웅대한 일도

지상에서 잠깐 스쳐가는 한 순간에 불과함을 기억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알렉산데르 푸슈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 순간에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은 오고야 말리니

 

 

산책로를 걸으며 사진으로 찍기만 하고 읽지는 못했다. 이 글을 쓰면서 차분한 마음으로 읽으니 마음에 와 닿는 것이 많았다. 글이 많지 않고 짧은 문장이지만 우리의 마음에 감동과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시인의 표현에 그저 놀랄 뿐이다.

이들 시 게시판 외에 박태강의 “어버이날”, 이혜선의 “흘린 술이 반이다”, 이형기의 “낙화”, 박목월의 “어머니의 눈물”, 박건호의 “빗소리” 등이 있었다. 회원님께서 차분한 마음으로 네이버에서 검색하여 일독하시기를 권유해 본다.

 

오후 2시 24분, 이말산 산책로의 끝지점에 도착한다. 산책로 입구 오른쪽에는 하나고등학교가 보이고, 정면의 4차로 차선 너머에는 ‘은평 한옥마을’이다.

은평한옥마을에 대한 역사적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다. 한옥마을 터에 대한 이야기는 찍어놓은 사진으로 대체한다. 그리고 은평 한옥마을에는 8경이 있다. 8경은 숙용심씨 기념비, 진관사, 삼천사, 북한산 계곡, 태극기 비, 한옥마을 느티나무, 맹꽁이 서식지, 은평한옥마을 등이 있다. 오늘 산행의 목정이 아니므로 설명은 하지 않지만 여유있는 날 다시 찾아오면 이곳 8경을 되새기며 하나하나 찾아보고 싶다.

흥미로운 은평 한옥마을 터 이야기
은평 한옥마을 8경

 

오후 2시 33분, 삼각산진관사 일주문에 들어선다. 진관사는 동쪽의 불암사, 남쪽의 삼막사, 북쪽의 승가사 등과 함께 서울 근교 4대 명찰의 하나라고 한다. 진관사를 관람한 후, 10여분의 휴식을 취하며 오래간만에 참석한 김경희 사장이 준비해온 간식으로 심신을 보충한다.

오후 2시 51분에 북한산 입구에 도착하고, 2시 58분에는 전망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은평 신도시가 살짝 보인다.

 

오후 3시 29분, 비봉 0.8km의 이정표를 보게 된다. 이정표를 지나 6분 동안 오르니 은평은 물론 경기도 고양시까지 보이는 암반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은평신도시와 멀리 경기도 일산까지 보인다. 게다가 내 얼굴에 다가오는 바람은 “시원하다!”라고 감탄의 소리가 저절로 나오게 만든다.

 

오후 4시 20분, 비봉에 이르는 능선에 이른다. 이 비봉능선에서 좌측으로 가면 바로 비봉이다. 이 능선의 전망 좋은 곳에서 후미 회원을 기다리며 10분 간의 휴식을 취해본다. 이곳에서부터는 계속해서 내리막 길이다.

 

오후 4시 35분에는 관봉에 이르러 회원 개개인이 인증사진을 찍으며 올라왔던 길을 조망해 본다.

 

오후 4시 51분에는 족두리봉 1.4km인 이정표를 만난다. 이곳에서는 전 회원이 내려오는 것이 아니고, 선두에 박찬익 회장, 허진, 채호기, 김호중, 박성원 등 5명만 있다. 구호로 불러보아도 대답이 없어 5명만이 족두리봉으로 향한다.

 

오후 5시 정각, 구기불광능선에 이른다.

 

오후 5시 22분, 족두리봉으로 향하는 곳에서 뒤를 돌아보니 북한산 차마고도라는 곳이 보인다. 능선이라 평탄한 길이다. 박찬익 회장께서 어깨가 좋지 않으면 매달리기를 하면 좋다고 하면서 나무에 매달고 이어서 김호중 선생도 나무에 매달린다.

오후 5시 27분에는 족두리봉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본다.

 

오후 5시 32분에는 족두리봉을 우회하여 불광역으로 내려가는 곳에 이른다. 족도리봉에서는 암벽타는 분이 계신다. 밑에서 족두리봉을 쳐다보니 까마득한 높이의 암석에 육중함을 느끼게 한다.

 

오후 6시 4분, 불광역으로 향하는 북한산 입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석식할 식당으로 향한다. 오후 1시 30분 구파발역에서 출발하여 오후 6시 4분에 마쳤으므로 이번 산행은 약 4시간 30분이었다. 구파발역에서 출발할 때는 약 6시간 30분의 산행을 예상하였으나 회원님의 산행 걸음은 이제 베테랑이라 예상 시간보다 많이 단축할 수 있었다.

 

오후 6시 25분, 이번 산행의 끝 지점인 ‘목포 세발낙지’ 식당에 도착한다. 이번 석식은 허진 사장께서 이동준 사장, 신응섭 사장께서 오래간만에 참석하시어 매우 기쁘다면서 후원하였다. 오래간만에 참석해주신 신응섭 사장, 이동준 사장, 김경희 사장의 소감을 들으며 만족감을 최고조로 느껴본다. 그리고 자주 산에서 뵙기를 기대해본다.

 

허진 사장님! 저녁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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