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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인산악회

[1950회] 백두대간 지리산 구간 산행기

by 출판N산악 2022.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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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회] 백두대간 지리산 구간 산행기

 산행 코스 : 정령치 - 만복대 - 성삼재

 산행 일시 : 2021년 5월 8일 오후 12시 00분 ∼ 오후 3시 34분 (3시간 34분 산행)

 날씨 현황(전라북도 남원시) : 맑음. 온도(4∼25)

 참석 인원 : 김경미, 김호중, 박성원, 박찬익, 부길만, 오상환, 이미래, 이정수, 이정일, 장호진, 채호기, 허 진 (계 12명)

 안내자 : 허 진

 상세시간

07:00 합정역 2번 출입구

07:15 반포대교 남단

07:30 천호역 1번 출입구

12:00 정령치. 해발 1,172m. 만복대 2.0km. 국가지점번호 라마 0195 0760.

12:18 지리(전북) 20-01. 해발 1,240m. 국가지점번호 라마 0189 0713.

12:35 정령치 1.0km, 만복대 1.0km.

12:35 지리(전북) 20-02. 해발 1,295m. 국가지점번호 라마 0162 0670.

12:49 지리(전북) 20-03. 해발 1,295m. 국가지점번호 라마 0141 0631.

13:05 ~ 13:15 만복대. 지리(전남) 23-01. 해발 1,438m. 정령치 2.0km, 성삼재 5.3km.

13:19 해발 1,380m. 만복대 0.3km, 성삼재 5.0km.

13:20 지리(전남) 23-02. 해발 1,348m. 국가지점번호 라마 0127 0559.

13:26 지리(전남) 23-03. 해발 1,269m. 국가지점번호 라마 0112 0515.

13:33 지리(전남) 23-04. 해발 1,227m. 국가지점번호 라마 0119 0471.

13:43 지리(전남) 23-05. 해발 1,142m. 국가지점번호 라마 0135 0428.

13:48 묘봉치. 해발 1,089m. 만복대 2.2km, 성삼재 3.1km.

13:48 지리(전남) 23-06. 해발 1,103m. 국가지점번호 라마 0144 0412.

13:50 해발 1,140m. 만복대 2.3km, 성삼재 3.0km.

14:24 해발 1,171m. 만복대 3.3km, 성삼재 2.0km.

14:26 지리(전남) 23-08. 해발 1,193m. 국가지점번호 라마 0136 0303.

14:42 ~ 15:07 고리봉. 해발 1,248m. 만복대 3.8km, 성삼재 1.5km.

15:08 지리(전남) 23-09. 해발 1,189m. 국가지점번호 라마 0128 0257.

15:17 해발 1,088m. 만복대 4.3km, 성삼재 1.0km.

15:18 지리(전남) 23-10. 해발 1,104m. 국가지점번호 라마 0118 0214.

15:26 당동고개. 해발 1,061m. 만복대 4.8km, 성삼재 0.5km.

15:28 지리(전남) 23-11. 해발 1,085m. 국가지점번호 라마 0103 0165.

15:34 성삼재. 해발 1,090m. 만복대 5.3km.

17:00 ~ 18:30 운봉흑돼지 전문점

10:25 남부버스터미널

10:55 합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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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두대간(白頭大幹) 소개

한반도 북단의 백두산(2,750m)에서 시작하여 계곡과 강을 건너지 않고 산줄기만으로 남단의 지리산 천왕봉(1,915m)까지 이어지는 큰 산줄기를 말한다. 즉 백두대간은 우리 땅의 골간을 이루는 한반도의 등뼈 또는 한반도의 척추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간의 간(幹)이란 한자는 '줄기 간'이므로,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하는 큰 (산)줄기라는 뜻이다.

문헌상으로 백두대간이라는 단어 자체는 18세기 이중환(李重煥, 1690~1756)이 쓴 『택리지(擇里志)』(1751)에 처음 나타나고 이익이 쓴 성호사설(1760)에도 백두대간이란 단어가 쓰였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백두대간이 태백산(太白山)에서 갈리어 왼쪽으로 나온 큰 지맥(支脈)은 동해를 따라 내려오다가 동래(東萊) 바닷가에서 그쳤고, 오른쪽으로 나온 하나의 큰 지맥은 소백산(小白山), 작성산(鵲城山), 주흘산(主屹山), 희양산(曦陽山), 청화산(靑華山), 속리산(俗離山), 황악산(黃岳山), 덕유산(德裕山), 지리산(智異山)이 된 다음 남해 바닷가에서 그쳤는데, 두 지역 사이에 기름진 들판이 천리이다.”라고 하였다.

법률적 용어로는 백두대간보호에 관한 법률(2003. 12. 31, 법률 제7038호) 제2조 1항에 백두대간의 정의를 “백두대간이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소백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를 말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백두대간은 신경준(申景濬, 1712-178)이 썼다고 추정하는 『산경표(山經表)』를 기본으로 한다. 신경준은 족보를 쓰는 방식으로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대간과 대간에서 갈라진 정간・정맥들을 이루는 산줄기를 정리하여 산경표를 '산들의 족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산경표』는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1대간(大幹)과 1정간(正幹), 13정맥(正脈) 등 모두 15개로 분류하고, 그리고 기맥(岐脈)도 기록하고 있다.

산악인들이 백두대간을 지금의 개념으로 정립된 것은 1980년에 아마추어 고지도 연구가 이우형(李祐炯)이 인사동에서 산경표를 찾아내어 백두대간을 그 당시의 산악인 커뮤니티에 알렸고, 이후 산악인들도 이에 호응하였을 뿐 아니라 백두대간 줄기를 직접 답사하며 확인하게 된 것이다.

백두산에서 지리산에 이르는 백두대간의 길이는 약 1,400km이며, 남한에서는 향로봉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약 680km에 이르고, 그 능선은 6개 도, 12개 시, 20개 군에 걸쳐 있다. 백두대간 내에 국・도립공원 및 천연보호림 등 법적으로 보호되는 면적은 3,035㎢이고, 소유별로는 국유지 63.4%, 공유지 1.9%, 사유지 34.7% 등이다.

산행하는 입장에서 백두대간 종주를 민병준은 『백두대간 가는 길』(진선books, 허진 발행인 - 제7기 대장)에서 24구간으로 구분하여 산행하지만, 개인의 체력에 따라 36구간, 40구간 등으로 나누어 종주하고 있다고 한다.

2. 백두대간 지리산 구간 산행의 의미

이번 주 백두대간 지리산 구간은 한국출판인산악회에서 백두대간 제7기를 위한 우정 산행이자 자축하는 산행이었다. 본 산악회에서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햇수로 10년 동안 마음고생과 몸고단을 극복하고 성취감을 극대화시킨 제7기 허진 대장과 채호기 교수의 마지막 종주 기념을 축하하기 위해 지리산 정령치에서 만복대를 거쳐 성삼재까지 함께 동행하게 된 것이다.

백두대간 제7기는 허진 대장을 중심으로 황보태수, 채호기, 신응섭, 정민영, 이동준 등 모두 6명이 산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의기투합하여 2012년 5월 19일 오전 10시 40분 대관령에서 출발함으로써 첫 기록을 남기기 시작하였다.

제7기는 기존의 6기까지의 팀과 다른 점이 있었다. 본 산악회의 백두대간 제1기부터 제6기까지는 남쪽의 지리산부터 시작하여 북쪽의 설악산까지 종주하는 것으로 산행했었지만 제7기는 기존의 방향을 달리하여 북쪽의 대관령부터 시작하여 남쪽의 지리산 성삼재에서 마무리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또 기존의 6기까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전천후로 간다.”는 한국출판인산악회의 모토에 따라 무리하면서까지 매달 1회 산행하였지만, 7기는 국립공원 산불조심기간, 통제구간 등으로 원활하게 산행할 수가 없었던 점이 많아 탄력성있게 운영하다보니 햇수로 10년의 세월에 걸쳐 종주하게 되었다.

2012년 5월 19일 오전 10시 40분 대관령에서 출발하여 2021년 5월 8일 오후 4시 성삼재에 도착하기까지 백두대간 전 구간을 종주한 허진 대장과 채호기 교수 그리고 신응섭, 이동준, 정민영, 황보태수 등 6명 모두에게 한국출판인산악회 회원을 대표하고 총무로써 산행기를 작성하며 진정한 노고와 축하의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수고하셨고 수고하셨습니다.

제7기의 백두대간 기록은 본 산악회 네이버카페의 “백두대간 산행기”를 참조하면 더 많은 기록을 볼 수 있다.

3. 백두대간 지리산 구간 산행기

서울에서 지리산 정령치까지 대절한 버스로 빠르면 3시간 30분 또는 4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다. 전날인 금요일 오후에 제7기 허진 대장과 통화하니 지금도 산행 중이란다. 내일인 토요일 오전 11시 전후로 정령치에 도착하기를 요망한다.

이 시간에 맞추기 위해 우리는 오전 7시에 합정역에서 본인과 김경미, 김호중, 오상환, 이미래 등 5명, 7시 15분에는 반포대교 남단에서 이정일 1명, 7시 30분에는 천호역에서 박찬익, 부길만, 이정수, 장호진 등 4명 합계 10명이 탑승하여 오전 11시 경 지리산 정령치에 도착하도록 예정하였다. 이 시간에 맞추기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최대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화장실만 다녀오도록 할 정도였다. 기사님도 최선을 다해 안전운전하며 빠르게 달렸지만 부득이하게 오전 11시 40분 경 정령치 휴게소에 도착하니 기다리고 있던 허진 대장과 채호기 교수의 마중을 받았다.

이번 주 산행인 백두대간 지리산 구간은 참석회원 12명이 정각 12시에 정령치에서 만복대를 거쳐 성삼재까지 약 7.3km를 동행하는 우정의 산행으로 진행되었다. 시간 기록은 본인의 산행 시간을 기록으로 한다.

정령치에서 단체 인증사진을 찍는 순간에는 참석회원의 얼굴에 활력과 웃음이 넘치고 지리산 정기를 흠뻑 받으려는 열린 마음이 비쳐진다.

이곳 정령치에서 만복대까지의 거리는 2.0km이다. 정령치의 해발이 1,172m이고 첫 번째 목적지인 만복대의 해발은 1,438m이므로 약 300m의 고도를 오르게 되는 것이다. 장호진 회원은 지리산이 넓고 높은 산이라 고난의 산행이 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서고 참석회원에게는 민폐를 끼칠지 모른다는 염려로 참석하지 않으려 했으나 미리 검색해 보니 출발지의 고도와 도착지의 고도가 그리 많이 차이가 나지 않고 좋은 날에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참석하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장호진 회원에게 현명한 삶의 지혜를 하나 더 배우게 되었다.

정령치는 높이 1,172m로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과 산내면에 걸쳐 있는 지리산국립공원의 고개이다. 고개 꼭대기의 정령치 휴게소는 지리산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동으로는 바래봉과 뱀사골 계곡이, 서쪽으로는 천왕봉과 세석평전 반야봉 등과 남원의 시가지가 한 눈에 펼쳐진다. 지리산 주능선 일 백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정씨성을 가진 장군의 전설이 있는 정령치는 높이 1,172m로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과 산내면에 걸쳐 있는 지리산국립공원의 고개이다. 서산대사 휴정(休靜 1520~1604)의 [황령암기(黃嶺庵記)]에 의하면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씨 성을 가진 장군에게 성을 쌓고 지키게 했다는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정령치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서북쪽 능선을 타면 고리봉-세걸산-부운치-팔랑치-바래봉이 이어지고, 남쪽 능선을 타면 만복대-묘봉치-고리봉-성삼재로 연결된다. 정령치는 지리산에서 차로 넘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주천면사무소를 출발해 내기리를 거처 정령치까지 이르는 12km의 코스는 가을 지리산을 만끽하는 최고의 드라이브길이다. (남원시청 사이트 참조)

못생긴 얼굴은 보지 마시고 우측에 설치된 안내도의 정령치 유래는 확대하여 꼭 읽어 보시길...

정령치에서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고, 첫 번째 이정표를 만난 곳이 현 위치번호 지리(전북) 20-1였다. “지리(전북)”은 전북지역임을 표기해 놓은 것이고, “20-1”은 전북이 20으로 시작되는 번호임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리고 국가지점번호에 해발을 병기해 놓은 것은 수도권 근교 산에서는 거의 보지 못한 것이었다. 정령치에서 만복대에 이르는 동안 국가지점번호 20-3까지 있어 3개임을 알 수 있었다.

정령치에서 현 위치번호 20-1이 설치된 곳까지는 약 18분이 걸렸고, 20-1에서 20-2까지는 17분, 20-2에서 20-3까지는 6분이 걸렸다. 20-3에서 만복대까지 16분이 걸려 도착하였다.

현 위치번호 20-2에서 20-3 사이에서 바라본 만복대
현 위치번호 20-2에서 20-3 사이에서 바라본 노고단
현 위치번호 20-2에서 20-3 사이에서 바라본 천황봉 방향
주천면과 용궁제
정령치 방향

만복대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시 5분이었다. 정령치에서 2.0km를 1시간 5분만에 도착한 것이다. 만복대에 이르니 지리산의 전형적인 모습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지리산의 장엄함이 자연의 위대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 하였다. 만복대에 서있는 내 자신 조차도 하나의 자연임을 느끼게 해준다. 내가 산에 오른 것이 아니고 산이 나를 품은 듯 하였다.

서산대사가 지리산을 금강산과 비교하면서 읊었던 시가 생각이 난다. “지리산은 웅장하지만 수려하지 않고, 금강산은 수려하지만 웅장하지 않다.”고 하였다.

만복대는 남원시청의 사이트에 다음과 같이 설명해 놓고 있다.(http://www.namwon.go.kr/tour/board/view.do?menuCd=DOM_000001002002000000&boardId=BBS_0000028&dataSid=102)

구례군 산동면과 남원시 경계에 솟은 만복대(萬福臺)는 높이가 1,433.4m인 지리산 서부의 봉우리이다. 북으로 정령치, 남으로 성삼재 고개가 있다. 만복대라는 이름은 지리산의 많은 복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로 산 전체가 부드러운 구릉으로 되어 있다. '만복대'란 명칭은 풍수지리설로 볼 때 지리산 10승지 중의 하나로 인정된 명당으로 많은 사람이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하여 만복대로 칭하였다는 설도 있다. 만복대는 멀리서 보면 헐벗은 산 같지만 억새로 뒤덮여 있어 주변의 단풍과는 사뭇 다른 가을색을 보여준다.

지리산에서 가장 큰 억새 군락지로 가을철이면 봉우리 전체가 억새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이곳에서 동남쪽으로 바라보이는 반야봉은 지리산의 웅장함을 실감케 해준다. 정상에서는 노고단, 반야봉, 천왕봉등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고 북쪽에 있는 정령치와 남쪽에 있는 성삼재 고개에는 도로가 나 있어, 두 고갯마루를 잇는 당일 산행을 할 수 있다.

정령치에서 출발하여 만복대, 고리봉을 거쳐 성삼재로 내려오는 등산로는 광활한 억새밭과 초원이 길게 이어지는 능선 길을 따라 고리봉을 거쳐 성삼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지리산 횡단 관광도로가 지나는 곳에 있는 정령치 주차장에서 만복대까지 약 40~50분 정도 소요된다. 총 산행 거리는 7㎞로 3시간 정도 걸린다.

만복대에서 심리적 힐링을 충분히 만끽하며 다양한 사진을 찍었다. 갈증을 해소하고, 간식으로 요기도 하고...... 이번 산행에 참석하기를 잘 했다는 표정들이다. 지리산의 웅장함을 감탄하고 성삼재로 향한다.

정령치에서 만복대로 도착하는 곳에 설치된 이정표에는 앞으로 가야할 성삼재까지 5.3km로 되어있다. 이 이정표에 표기해 놓은 해발 1,438m는 남원시청에서 설명해 놓은 해발 1,443.4m와 차이는 있었다.

만복대에서 성삼재로 향하는 곳에 현 위치번호 지리(전남) 23-1인 국가지점번호를 설치해 놓고 있다. 정령치에서 만복대까지 지나는 곳에는 현 위치번호가 지리(전북)이고 20번으로 시작되었지만, 만복대에서 성삼재로 향하는 곳에는 현 위치번호가 지리(전남)으로 되어 있고, 23번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만복대에서 바라본 지리산의 여러 방향 모습

현 위치번호 지리(전남) 23-1에서 지리(전남) 23-2까지는 약 10분에 걸쳐 지났고, 23-2에서 23-3까지 6분, 23-3에서 23-4까지 7분, 23-4에서 23-5까지 10분, 23-5에서 23-6까지 7분, 23-7은 보이지 않아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으며, 23-6에서 23-8까지 38분이 걸렸다. 23-8에서 고리봉까지는 16분이 걸렸다.

현 위치번호 20-1에서 20-2까지는 평탄한 내리막 길이었다. 능선길이라 조망은 가슴을 유쾌하게 만들고, 살랑이는 바람은 촉촉한 피부를 상쾌하게 만들었으며, 등산화를 통해 느껴지는 발걸음은 부드러워 경쾌하게 만들었다. 뒤돌아보면 만복대가 보이기도 하였다.

현 위치번호 20-2에서 20-3으로 향하는 곳에는 이름 모를 커다란 바위가 곧 굴러 내올 듯 위태롭게 놓여져 있었다.

현 위치번호 23-3과 23-4를 지나면 데크를 설치해놓은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성삼재 방향. 고리봉도 보이고 노고단도 보인다.

현 위치번호 23-6 지점에 묘봉치가 있다. 묘봉치의 해발은 1,089m이고 성삼재까지 가려면 3.1km를 걸어야 한다. 묘봉치는 토끼봉이 보이는 고개라는 뜻이라고 한다.

묘봉치에서 성삼재 방향으로 100m를 지나면 성삼재까지 3.0km의 이정표가 나왔고, 이곳에서 34분을 더 걸으니 성삼재까지 2.0km인 이정표가 나왔다. 보통 산길에서 1.0km를 걸으면 30분이 소요된다고 하는데, 4분이 더 걸린 것은 내리막 길보다 은근히 오르막 길이 더 많아서였다.

현 위치번호 23-8을 지나면 곧 아름답고 보기 좋은 소나무가 나온다. 이 소나무는 높이보다 넓이가 더 커보였다. 마치 등산객의 마음을 꽤 뚫어본 듯 등산객이 쉬고 싶은 곳에 임의로 설치해 놓은 듯 하였다.

고리봉에 도착하니 오후 2시 42분이었다. 현 위치번호 23-8에서 고리봉까지는 오르막 길이라 휴식을 취하며 큰 숨을 쉬며 올랐다. 가쁜 숨을 쉬며 오른 고리봉이라 생각보다 더 조망이 좋았다. 서늘한 바람은 몸의 열기를 식히며 추위를 느끼게 하지만 고리봉에서의 성취감은 만복대에서 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고리봉에서 바라본 노고단. 노고단은 "구례 10경" 중에 1경에는 노고단 운해를 10경에는 노고단 설경을 설정해 놓았고, "지리산 10경" 중에 제1경으로 노고운해(老姑雲海)를 설정하여 노고단의 명성을 더욱 드높이고 있다.

고리봉에서 이제 성삼재로 향하는 길만 남았다. 여기서부터 성삼재까지 거리는 1.5km, 시간으로는 약 40분이 소요되는 곳이었다. 일행 중에서 제일 먼저 고리봉에서 도착하여 쉬고 있었다. 약 20여 분 동안 후미 회원을 기다리니 땀이 식어 오히려 추위를 느끼게 되어 할 수 없이 나 홀로 먼저 성삼재로 향했다.

만복대에서 고리봉까지는 현 위치번호 23-1부터 23-8까지 8개가 있었고, 고리봉에서 성삼재까지는 23-9부터 23-11까지 3개가 더 있었다. 하지만 23-7은 없었는지 보지 못했는지......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다.

고리봉에서 성삼재 방향으로 출발한 지 약 10분 만에 성삼재가 1.0km가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났고, 여기서부터 또 10분을 더 가니 성삼재가 0.5km가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났다.

성삼재가 0.5km가 남았다는 곳이 당동고개였다. 당동고개는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의 당동마을에서 같은 좌사리의 동쪽 방향으로 넘나드는 고개임을 시사해 준다. 당동이란 마을은 조선 영조시대 구씨(具氏)가 정착하여 개척한 마을로 노고단 능선 아래 위치한 산촌이며 한때 25호까지 번성하였으나 워낙 심심계곡이고 농사가 협소한데다 교통마저 매우 불편하여 현재는 5호만 남아 약초, 한봉, 산수유 등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원래 마을 이름을 “당골”이라 하였으나 1850년대에 마을의 성황당에서 매년 제사를 지냈는데 여기에서 당(堂)을 인용 당동(堂洞)으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구례문화원 참조)

현 위치번호 23-11인 곳에 헬기장이 있었다. 이곳에서부터 성삼재까지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알려 주는 듯 하였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성삼재에 도착하였다. 이때의 시간이 오후 3시 34분이었다.

성삼재휴게소에서 바라본 고리봉

정령치에서 정각 12시에 출발하여 성삼재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 34분이었다. 거리로는 7.3km를 3시간 34분이 걸쳐 산행한 것이다. 무사히 성삼재에 도착한 회원을 보면서 안심의 여유로움이 은은히 밀려온다.

긴장이 풀리면 왜 허기가 몰려오고 졸음이 오는지 모르겠다. 먼저 허기를 채우기 위해 식당부터 찾는다.

남원은 ‘5미’라고 하여 추어탕, 흑돈, 산채백반, 향토술, 남원한과 등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5미 중 2미인 흑돈을 맛보기 위해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고 깨끗한 “운봉흑돼지 전문점”으로 향했다. 이 식당은 허진 안내자의 소개이므로 맛은 보증되리라 믿었다.

남원에서는 흑돈을 남원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매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다음은 흑돈을 설명해 놓은 것이다. (http://www.namwon.go.kr/tour/index.do?menuCd=DOM_000001002001003002)

1970년대까지만 해도 농가 한 구석의 외양간에서 검은 빛깔의 토종돼지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식구들이 남긴 음식 찌꺼기로 키운 것이라 성장이 더디고 몸집은 작았지만, 집안의 큰 경사가 아니면 감히 도살할 수 없는 귀물중의 귀물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자 질보다 양을 중시하는 사회적 풍토에 휘말리면서 토종돼지는 우리도 모르게 점차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다행히 남원 동부 산간 지역에는 토종돼지의 종자가 보존되어 먹을 수 있는 식당들이 있다. 남원 토종돼지는 비계가 적고 식감이 쫀득쫀득하며 기름에서 고소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식당 주인은 우리를 위해 몇 개로 이어진 룸으로 안내하여 우리들만의 좌석으로 백두대간 종주를 자축할 수 있었다.

허진 대장의 자축하는 건배사와 역대 회장 중 최고령이신 이정일 고문의 경축 답사로 분위기는 달아올랐고, 채호기 교수의 자축사와 박찬익 명예회장의 경축사로 참석 회원은 모두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남원에서 오후 6시 30분 경에 출발하여 서울 남부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0시 25분 경이었고 최종 목적지인 합정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0시 55분 경이었다. 이로써 이번 주 산행인 백두대간 지리산 구간 우정의 산행은 무사히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백두대간 제7기 팀을 전문 지식으로 이끈 허진 대장에게 마지막 종주를 본 산악회원과 함께 동행하여 잘 안내하고 인도해 주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편안하게 안내하시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 되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백두대간을 끝까지 종주하시어 축하드립니다!

고생하셨고 수고하셨습니다.

이번 주 산행이 끝나면 허진 대장이 석식을 후원하기로 총무인 내게 미리 말하였다. 그렇지만 이정일 고문께서는 백두대간 제7기 팀을 축하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제7기 팀에게 석식을 후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본인이 기꺼이 석식을 후원해 주셨다. 이정일 고문님의 깊은 뜻에 저절로 감복을 받게 되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이정일 고문님!

남원의 별미인 흑돈을 잘 먹었습니다!

매우 매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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