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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인산악회

[1968회] 삼악산 산행기

by 출판N산악 2022.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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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회] 삼악산 산행기

◆ 산행 코스 : 강촌역 – 강촌삼거리 육교(삼악산 들머리) – 삼악좌봉 - 등선봉 - 619봉 - 흥국사 - 등선매표소(삼악산 날머리) - 강촌역 - 용산역

◆ 산행 일시 : 2021년 9월 11일 오후 12시 40분 ∼ 오후 6시 30분 (5시간 50분 산행)

◆ 날씨 현황(강원도 춘천시) : 맑음. 온도(18∼29)

◆ 참석 인원 : 박성원, 심규식 (계 2명)

◆ 안내자 : 박성원

◆ 상세시간

12:00 강촌역(경춘선) 1번 출입구

12:00 ~ 12:30 중식

12:40 강촌삼거리(삼악산 들머리)

13:09 ~ 13:24 휴식

13:29 조망지

13:36 삼악좌봉(570m)

13:39 등선봉 1.1km, 강촌 0.7km

14:00 등선봉 0.7km

14:44 등선봉 0.4km, 강촌 1.4km

14:54 ~ 15:08 등선봉(632m)

15:30 ~ 17:20 619봉. 흥국사 1.0km, 등선봉 0.7km, 강촌 2.8km

17:25 흥국사 0.7km, 등선봉 0.8km, 삼악산성 0.7km

17:40 등선봉 1.5km, 강촌 3.6km

17:42 등선봉 1.2km, 청운봉 0.8km, 등선폭포 1.8km

18:10 용화봉 정상 2.1km, 등선폭포 0.8km

18:15 주렴폭포

18:18 비룡폭포

18:20 백련폭포

18:21 승학폭포

18:27 등선폭포

18:30 등선매표소

18:37 7번 버스, 삼악산 버스정류장 승차 – 강촌유원지 하차

18:40 ~ 21:00 석식, 식음료

21:28 ~ 22:36 ITX, 강촌역 승차 – 용산역 하차

1. 삼악산 소개

삼악산은 춘천시 서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소양강, 의암호를 지나 북한강으로 흘러드는 푸른 강변을 끼고 남쪽의 검봉사 및 봉화산과 마주하여 솟은 산이고, 주봉인 용화봉(645m)을 최고봉으로 청운봉(546m)과 등선봉(632m) 등 세 봉우리가 있어 삼악산이라 부르며, 악산 답게 제법 험하고 거칠다고 춘천시에서는 사이트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또 깎아지른 듯한 절벽 및 기암괴석 사이로 크고 작은 폭포가 연이어 있으며 높이 10m의 아담한 등선제1폭포, 승학폭포, 백련폭포, 비룡폭포, 주렴폭포 등을 연속해서 볼 수 있고, 산세는 설악산의 빼어난 암봉미와 오대산의 웅장함을 한 곳에 모아놓은 듯하며, 의암호와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정상에 서면 마치 다도해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삼악산은 산림청, 블랙야크, 한국산하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이기도 하다. 이번 주 산행의 처음 계획은 등선봉을 첫 목적지로 선정하고 청운봉을 거쳐 용화봉에 이르는 것으로 산행하는 것이었다.

2. 삼악산 산행의 의미

삼악산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의암매표소에서 출발하여 용화봉을 등정한 후, 흥국사로 하산하거나 또는 시간적 여유가 되면 청운봉을 거쳐 흥국사로 하산하여 등선폭포를 관람하고 등선매표소로 도착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번 주 삼악산 산행을 일반적인 코스를 거부하고 역동적인 코스로 산행하기로 동참하신 심규식 회원과 합의하였다.

용화봉을 첫 목적지가 선정하지 않고 등선봉을 첫 목적지로 선정한 이유는

1. 의암매표소에서 용화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대중적이어서 오늘도 다수의 사람이 탐방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그래서 소수의 탐방객이 다니는 강촌삼거리에서 등선봉으로 오르는 코스로 결정하였다. 물론 등선봉으로 오르는 동안 단 한 명의 탐방객을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단체사진도 찍지 못한 산행이 될 수밖에 없었다.

2. 용화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다수의 탐방객을 위해 데코를 설치했거나 위험구간은 별도의 안전장치를 잘 설치해 놓아 마치 인공적인 조미료를 가미한 코스로 느껴지지만, 등선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데코를 어느 한 곳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위험구간은 밧줄과 발디딤 고리 겨우 몇 개만 설치해 놓아 자연적인 조미료를 최소한으로 첨부한 것이라는 것을 느껴지게 하는 곳이었다.

3. 의암매표소에서 용화봉으로 오르는 경사도와 강촌삼거리에서 등선봉으로 오르는 경사도가 유사하고 산행시간도 거의 비슷하게 도착하게 되는 곳이다. 용화봉으로 오른 코스는 어느 악산에서도 느낄 수 있는 일상적인 코스였다면, 등선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아날로그적이고 자연 그대로의 묘미를 즐기며 산행할 수 있는 곳이었다.

4. 용화봉으로 오르는 코스에는 산행 리본을 찾아 볼 수 없었지만, 등선봉으로 오르는 코스에는 자주 산행 리본을 볼 수 있었다. 용화봉에 오르는 코스에 비해 등선봉은 산행 리본을 참조하지 않으면 엉뚱한 코스로 들어설 수 있고, 만약 정상 코스가 아니면 매우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코스가 많았다. 반드시 산행 리본을 참조해야만 한다.

5. 용화봉으로 오르는 코스에는 위험구간이 있더라도 만약 실수하면 다치는 것으로 그치지만, 등선봉으로 오르는 위험구간에는 목숨을 담보할 정도로 사족보행은 기본이고 실수하면 몇 십미터 아래로 떨어지는 곳이 있어 집중력을 발휘해야 했었다.

6. 등선봉 코스는 삼악산 산행 구간에서 가장 공포스럽고 격동적이며 극도의 긴장감과 희열을 느끼게 해 주는 곳이기에 더더욱 애착이 갔었다.

3. 삼악산 산행기

강촌역 낮 12시 정각, 이번 주 산행의 참석자는 더 이상 없었다. 본인과 심규식 회원 2명만이 산행하게 되었다. 조식도 못한 본인과 심규식 회원은 강촌역 근처의 식당에서 조식 겸 중식을 서둘러 해결하고 강촌삼거리에 도착하였더니, 낮 12시 40분이었다. 강촌역에서는 삼악산 산행과 검봉산 및 봉화산을 산행하는 코스도 있었다. 다음 기회에는 검봉산 및 봉화산을 종주하는 코스를 계획하고 싶은 욕망이 이정표를 보고 더욱 굳어지게 만든다.

강촌역에서 바라본 삼악산
구 강촌역
강촌삼거리와 육교
강촌삼거리에서 출발하는 삼악산 들머리

오후 12시 40분, 삼악산 들머리에 들어선다. 매번 산의 초입에 들어설 때는 가벼우면서도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었다면 이번 삼악산에서의 첫 발걸음은 신중하고 엄숙하게 진행하였다. 삼악산의 지세와 암릉 산행에 대한 은근한 걱정이 앞서기도 하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강촌삼거리에서 오르는 등선봉의 산행은 초행이라 더더욱 조심스러웠다.

강촌삼거리에서 등선봉으로 오르는 구간은 평지가 없다. 초입부터 경사도 30~40도 이상의 경사도를 올라야 하는 것이다. 일직선으로 오르면 굴러 떨어질 수 있었기에 그나마 짧은 지그재그로 길을 만들어 놓았다. 처음부터 오르막이니 몇 발걸음에 땀이 온 몸을 젖힌다. 바람까지 전혀 불지 않으니 더더욱 덥게 느껴진다. 무작정 오른다. 약 30분 정도 올라서야 벤치를 설치해 놓은 곳에 도착한다. 평지가 없는 곳이라 이 벤치도 언덕에 설치해 놓은 것이다. 첫 번째 휴식이지만 휴식하면서도 바람이 없어 시원하다기보다는 덥다는 느낌밖에 없었다. 약 15분의 휴식 동안에 삼악산의 지세를 일깨워 주었고, 앞으로의 행로에 신중함을 부여해 주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휴식하고 약 5분 후에 북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첫 번째 장소에 도착한다. 처음이라 인증사진부터 찍어 놓는다. 이 조망으로 힘들게 올라온 지난 행로는 벌써 잊은 지 오래된 듯 하다.

북한강의 조망으로 미소를 띠었던 나는 삼악좌봉까지 오르는 약 7분의 산행에 전혀 힘든지 모르게 올랐던 것 같다. 나에게는 인증 또한 중요한 것이기에 그냥 지칠 수 없었다.

삼악좌봉에서 약 3분을 걸으면 첫 번째 이정표를 만난다. 이때부터 강촌에서 등선봉까지의 거리가 1.8km인 것을 알게 되었다. 역으로 계산하면 강촌에서 삼악좌봉까지 약 600m로 예측된다.

산행에서 보통 1.0km에 30분이 소요된다고 계산한다. 강촌에서 등선봉까지 1.8km이면 약 1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런데 강촌에서 등선봉까지 유튜브와 네이버의 검색에서는 거의 2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되어있다. 삼악산은 일반적인 산행시간으로 계산하면 안 되는 곳이다. 평지가 전혀 없고 마냥 오르막 길이며, 위험한 구간은 사족보행으로 기어서 올라야 하는 곳이 많기에 더더욱 시간이 많이 걸리는 코스였다. 게다가 등산로를 잘 살피며 올라야 하는 곳도 많았다. 유난히도 다른 구간에 비해 산행 리본이 많았던 것은 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인 것이었다.

등선봉까지 약 1.0km가 남은 지점부터 험한 바위 구간을 올라야 했다. 경험이 많지 않은 나에게 있어서 어느 곳으로 올라야 하는지 많이 생각하게 만든 곳이기도 하였다. 바위 구간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올라야 했다. 그런데 이것은 앞으로의 행로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겨우 리본이 보여 리본 따라 올랐다.
신중하게 오르는 심규식 회원
바위 구간이 길어 이정표도 바위 구간에 설치해 놓았다.

바위구간을 오르면 북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조그마한 봉우리에 오른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북한간의 조망으로 위험한 바위 구간의 산행은 저절로 잊게 만든다. 삼악좌봉이 첫 번째 봉우리였다면 이곳이 두 번째 봉우리이다. 이 봉우리는 이름이 없지만 삼악좌봉보다 더 조망이 좋았다.

강촌역과 강촌유원지가 한 눈에 보인다. 바로 밑의 봉우리가 삼악좌봉

두 번째 봉우리에서 등선봉으로 향하는데 앞에 갑자기 뛰어 나오듯 커다란 암릉 봉우리가 딱 버티고 서있다. 속으로 비명을 지르지만 올라야 한다면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완전히 바위로 이루어져 있는데, 소나무 또한 생명력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진에서야 같이 한 방향은 낭떠러지이고 우회할 길도 없다. 겨우 밧줄이 보이지만 공포스럽기만 하였다. ‘추락주의’하라는 안내판은 더더욱 공포감을 조성한다.

하늘을 걷듯 걸어야만 했다.
사진으로는 짧게 보이지만 길고 아득하기만 하다.

그래도 봉우리에 오르면 지나온 행로는 잊어버린다. 이곳이 세 번째 봉우리였다. 이곳에서 보는 북한강 또한 절경이다. 힘든 행로 후에 바라보는 조망은 더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무시무시한 세 번째 봉우리에 올라선 시간이 오후 2시 15분이었다. 강촌에서 이곳까지의 거리는 의미가 없지만, 강촌에서부터는 약 1시간 35분이 소요되었다. 그렇다고 많이 휴식을 한 것도 아니었다. 바위구간이라 빨리 갈 수 없을뿐더러 휴식할 여유도 없었다. 그런데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 것이다.

좀 전에 지나친 두 번째 봉우리

세 번째 봉우리에서 잠시 오르면 북한강을 더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는 지점에 도착한다. 세 번째 봉우리에서는 장소가 비좁아 북한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곳은 사진을 북한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더더욱 북한강이 아름답게 보였다.

북한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휴식 없이 등선봉으로 향했다. 등선봉으로 향하는 곳에는 계속해서 위험한 바위구간이다. 이곳을 오르면 네 번째 봉우리가 된다. 이곳에 도착한 후에 등선봉까지 0.4km가 남았다는 이정표를 보게 된다. 등선봉으로 오르는 봉우리는 뾰족하여 조망하기에 좋지만 공간이 좁은 것이 아쉽기만 하였다. 절경을 사진으로 남길 수는 있었지만 그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는 공간이 부족한 것이었다.

살 떨리는 행로. 심규식 회원의 용감한 등정 모습

천신만고 끝에 등선봉에 올랐다. 이때의 시간이 오후 2시 54분이었다. 강촌에서 출발하여 약 2시간 14분 만에 도착한 것이다. 강촌에서의 거리는 약 1.8km인데 2시간이 넘게 소요된 것이다. 휴식한 15분을 제외한다고 해도 2시간이 걸린 것이다. 15분 외에 휴식할 장소와 이유도 없었는데도 2시간이 걸린 것은 그야말로 평지 없는 오르막 길이며 사족보행으로 기어서 올라야만 했던 바위구간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막상 등선봉에 오르니 조망할 곳이 없었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준비해온 간식으로 간단하게 허전해진 배를 채우고 갈증도 해소하였다. 약 14분의 휴식은 체력의 보충이라는 의미보다 험난하고 위험한 구간을 무사히 잘 등정하였다는 안도의 심리적 휴식이었다.

등선봉에서 청운봉과 용화봉으로 가는 코스는 강촌에서 등선봉으로 오르는 코스에 비하면 그야말로 평지와 같은 곳이라 예상하였다. 오후 3시 8분, 청운봉으로 출발하였다. 그리고 619봉까지 잘 도착하였다.

우리는 619봉에서 청운봉으로 향한다고 삼악산성 위를 열심히 걸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청운봉 방향이 아닌 하산길인 것이었다. 약 30분 이상을 걸었지만 619봉으로 원점회귀를 해야 했다. 다시 619봉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오후 5시가 넘었다. 그래서 우리는 청운봉을 향하지 않고 흥국사 방향으로 내려가 등선매표소로 하산하는 것으로 심규식 회원과 합의하였다.

619봉에 있는 이정표
흥국사

619봉에서 흥국사 방향으로 약 5분을 내려가면 흥국사까지 0.7km인 이정표를 만난다. 이 지점에서 청운봉으로 가려면 삼악산성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이다. 우리는 흥국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619봉에서 출발한 후, 등선봉까지 1.5km인 지점에 내려와서야 험난한 산행이 끝났음을 인식하게 만든다. 이곳에서부터 등선매표소까지는 거의 평지인 것이다. 이곳에서 심리적 안도감과 안정감으로 흐르는 계곡물에 세수하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등선봉에서 내려와 삼악산 정상인 용화봉과 등선매표소로 향하는 이정표를 보게 된다. 이곳에서부터는 등선봉으로 향하는 탐방객보다는 용화봉으로 향하는 탐방객이 많아 이정표는 등선봉보다는 용화봉을 기준으로 표시해 놓고 있었다.

등선매표소 향하는 평지길
정상은 용화봉을 가리킨다.

등선매표소로 향해 천천히 걷다보니 어느덧 협곡을 맞이하게 되어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협곡을 감상하며 내려가면 우레와 같은 폭포수를 듣게 된다. 서둘러 내려가니 최상의 위치에 있는 주렴폭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비룡폭포를 만나고 백련폭포를 만난다.

승학폭포는 배경도 좋고 포토존도 좋아 사진으로 남겨 본다.

데코를 내려가면 삼악산 제일의 폭포인 등선폭포를 만나게 된다. 등선폭포에서는 자연적인 협곡과 인공적인 데코와의 어울림으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저 끝에 등선매표소가 보임으로서 협곡 및 폭포와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다.

언제나 그러하듯 산행이 끝나면 긴장이 풀리는지 허기진 배가 더욱 요동을 친다. 이제는 식도락할 일만 남았다. 그리고 그 유명한 강촌유원지에 왔으니 어찌 저녁만 먹고 갈 것인가? 즐김의 산행과 식도락의 석식 그리고 음미의 식음료로 하루의 만족과 행복은 최고조에 달했다.

고행일수록 기억에는 더욱 강하게 각인될 것이다. 이번 주 산행은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4. 삼악산 산행 후기

삼악산을 산행한 이후, 다른 산에 비해 느끼는 점이 많았다.

삼악산은 지하철을 이용하여 산행할 수 있는 서울 근교의 산 중에서 스릴 넘치고 다이내믹하며 아날로그적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산이라고 어설픈 판단도 해본다. 그래서 나는 삼악산에 대해 삼악산에 한 번도 안 왔으면 한 번도 못 갔다고 후회할 것이고, 삼악산에 왔으면 왜 와서 고행하고 있는지 후회할 것이 틀림없는 산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할 것이라면 한 번 해보고 후회하기를 권해 본다. 그러면서 또 오고 싶은 산이기도 하다. 수도권에 살면 한 번쯤은 반드시 산행해야 하는 산이라고 판단되는 것이다.

삼악산은 내게 3가지 묘미를 주었는데, 첫째가 고진감래의 산행이었다. 사족보행으로 기어서 오른 적도 있었고, 발디딤 철심 몇 개에 의지함 걸은 적도 있었으며, 암릉의 뾰족함으로 매우 조심스럽게 손과 발을 짚어 올랐던 산이었지만 북한강을 바라볼 때는 모든 고행과 역경을 잊게 하고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 하는 산행이었던 것이다.

둘째는 협곡 내부에서 협곡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영화 ‘인디애나 존스’와 ‘트랜스포머’ 촬영지로 유명한 요르단의 페트라를 연상하게 만들었다. 페트라처럼 웅장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순수하고 소박하면서 힘찬 기상을 품은 협곡은 마치 우리 삶의 인고를 환희로 승화시켜 놓은 듯 하였다.

셋째, 등선폭포를 비롯한 승학폭포, 백련폭포, 비룡폭포, 주렴폭포 등을 연속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이 지역만의 특색은 인공적으로 조성해 놓았다고 해도 믿을 만한 곳이었다. 7개의 연속된 폭포를 손이 만지 듯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은 국내의 유일의 장소인 것이다. 흐르다 잠시 멈추고 또 흐르는 7개의 연속된 폭포수에서 우리의 오랜 역사와 전통이 끊어질 듯 이어진 것과 유사함을 느끼게 해주었던 곳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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